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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만나 행복했습니다. (5회) 양향모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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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춘 작성일08-10-14 20:56 조회2,7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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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님! 목사님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제가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 저의 장례식 때 뒤에다가 이런 현수막 하나 써서 붙여달라고 미리 유언으로 남긴 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책을 하나 쓴다면, 이 제목으로 써야겠다고 미리 정해 놓은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엄청난 일을 했기에 이런 말을 하는가. 라고 오해는 하지마시기 바랍니다. 지난 세월을 돌아다보니 너무나 한 일이 없어서 앞으로 남은 생애나마 이런 목표로 살아보자고 스스로 다짐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목사가 되니 장례식장에 갈 때가 많습니다. 장례식 집례를 하기도 하고 또 여기 저시 아는 사람 많아져서 자주 장례식장에 참석을 합니다. 장례식 때 자주 부르는 찬송가 가사 중에 이런 노래 말이 있습니다. "평생에 행한 일 돌아보니 못 다한 일 많아 부끄럽네..."

 언젠가 한 해는 무던히도 장례식이 많았고 또 이 찬송가를 많이 불렀습니다. 무심코 이 찬송가를 부르다가 문득 '내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 이 노래를 부른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얼마나 잘 했을까? 사람들이 나의 죽음 앞에서 '이 사람 잘 살았어'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있을까? '당신에게 은혜를 많이 받았고' '당신덕분에 내가 살았소' '당신 만나서 행복했소'라고 말해 줄 사람이 혹시 있을까 하여 내 인생의 자취들을 다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인생을 어떻게 살았기에 한 사람도 그렇게 말해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참으로 한 평생 살아온 것 돌아보니 좋은 일한 것 하나 없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늦게라도 이런 목표를 정하고 작은 일들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나중에 나 죽으면 '목사님! 목사님 만나서 행복했습니다'라는 '한 마디만 해주세요'라고 말하며 웃습니다. 

 그렇게 큰 결심을 했지만 고작 하는 일은 작은 아동복지시설 하나 만들어서 동네 어려운 아이들 50여명, 그것도 방과 후에 학교공부도 봐주고 사교육비 없어서 학원에 못 보내는 아이들 영어, 수학 이런 학과도 좀 가르쳐 주고, 어려움을 당한 아이들 상담도 해주고, 문제해결도 해주고 부모님 늦게 귀가해서 방황할 소지가 있는 아이들 저녁 먹여서 이것저것 돌봐주는 일 10여년 했습니다. 그것도 사재 털어서 빚져가면서 할 때는 보람이 더 있었는데, 지금은 국가에서 공동모금회에서 운영비를 지원받으며 봉사하고 있습니다. 

 보람이 있다면 아직도 우리네 어릴 때처럼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공부를 해야 되는지' 무엇이 보람된 일인지를 말해줄줄 모르는 부모님을 만나서 방황하는 아이들이나, 아예 그런 부모마저 없는 아이들에게 인생의 참된 의미를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합니다.
 
 저는 자칭 가난세습방지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하나 만들어서 그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난이 세습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십입니다. 골목에서 멋모르고 나뒹굴고 있는 아이들을 그대로 두면 그 아이들은 부모님들보다 더 가난해지고 더 비참한 삶을 살게 될 것인데 누군가가 이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좋은 일 한답시고 좀 나대고 있지만 부끄러워서 그만 말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서 복지를 다시 공부하여 사회복지사가 되었고, 더 보람된 일을 위해서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처나 자식들이 '당신 만나서, 아버지 만나서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우리 교회의 성도들이 '목사님! 목사님 만나서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우리 이웃들이 당신 만나서 행복했소. 라고 해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것이 나의 행복이고 그것이 우리 하나님께서 행복해 하시는 일일 것입니다. 



 송곡고 5회동문인 양향모목사께서는 현재 인천 광성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고 있으며, 한 편으로는 사회복지사로서 관인 아동복지시설인 광성지역 아동센터를 서립하여 웅영하고 있으며, 퇴근에 아동복지에 기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 편집자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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