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의 한쪽 이완호(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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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춘 작성일10-01-04 23:26 조회2,394회 댓글0건본문
피서의 한 쪽
뭉게구름 흐르고
구비구비 베어진 산자락에
안개 같은 차량연기
시멘트로 풀목인 길 위에는
서울차량 번호판들이 꼬리를 잡고
엔진소리에 아스라히 묻히는
매미소리는
가뭄에 웃자란 옥수수대처럼
꺼칠하게 들려오고
우리네 계곡에 만들어 붙인
방갈로란 이름 밑에 더위를 피해 앉으면
옹달샘가
쓰레기장에는 꼬부랑 글씨 껍질들이
산을 이루고 있고
깊은 밤
계곡 물소리가
타령과 판소리 없이
뜻 모를 시끄러움에도 묻히면
의무 교육에 배운 우리 글은
물줄기에 따라 내려만 갈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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